본문
책소개
ADHD는 여성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제껏 드러나지 않은 또 다른 여성의 삶
ADHD(주의력 결핍 및 과잉 행동 장애)만큼 근래 자주 이야기되는 발달 장애도 없을 것이다. 이제까지는 그저 '극성스러운 성격', '산만한 사람' 등으로만 평가되며 성격적 요인으로만 치부되어 왔던 이 장애가, 이제는 치료가 필요하며 치유가 될 수 있는 질병의 하나로 인식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간단한 약물 치료나 상담을 통해 이제껏 극복하지 못했던 인생의 어려움을 이겨 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회자되며 모두가 주변의 '말썽꾼'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여기에는 우리가 그간 눈치채지 못했던 함정이 하나 숨어 있다. 지금까지 연구되어 온 ADHD의 증상과 치료법들이 모두 남성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는 점이다.
성별은 ADHD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일까? 남성과 여성을 대하는 사회적 시선과 생물학적 요소들이 발달 과정에서 어떻게든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 이렇듯 새롭게 의문을 품은 연구자들은 이제 여성과 남성의 ADHD를 분리해 조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ADHD와 함께 살아가는 여성들≫은 이러한 시선에서 새롭게 ADHD를 가진 여성의 삶을 들여다본다. ADHD 여성의 삶은 남성의 그것과는 어떻게 다를까? ADHD가 삶에 미치는 영향을 극복하기 위해, 여성들은 어떤 방법을 취해야 할까?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며
드러나지 않는 실체와 함께 살아가는 삶에 관하여
우리가 학창 시절이나 모임 속에서 만난 사람들을 떠올려 보자. 누군가 엄청나게 산만하고, 남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자신의 욕구에 따라 충동적으로 행동하며,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잘 기울이지 않는 사람이 있었을 것이다. 그들은 종종 주변의 눈총을 받으며 미움을 사곤 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떠올려 보자. 그 누군가는 높은 확률로 남자가 아니었는가?
≪ADHD와 함께 살아가는 여성들≫에서는 여성 ADHD가 눈에 띄지 않는 여러 이유를 소개한다. ADHD를 가진 여성은 ADHD 남성에비해 과잉 행동이나 충동적 행동보다는 주의력 결핍 증상이 보다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가족력이 나타나기 쉬운 ADHD 특성상 가족 중 ADHD를 가진 남성이 있을 확률이 높아 그들에 의해 여성들의 증상이 가려지기 쉽다는 이유 들이 있다. 가족의 시선이 ADHD를 가진 남성에 쏠린 동안 ADHD를 가진 여성은 자신의 문제를 드러내서는 안 된다는 무의식적인 압박, 종종 사춘기 행동으로 오해받는 ADHD 증상으로 인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비극 등을 겪으며 남성보다 늦은 시기에 ADHD 진단을 받고는 한다.
그래서 이들의 삶은 종종 주변의 압박 속에서 넘어지고, 또 일어서고, 그러다가 정신이 혼미해지고 마는 혼돈을 겪는다. 자라나면서 부정적인 자아상을 얻는 것은 물론 간단한 약물 복용과 상담 치료만으로도 그 증상을 완화시켜 긍정적인 모습으로 삶을 발전시킬 수 있는데도 진단을 받기까지 남성보다 오랜 시간이 걸려 혼돈이 길어지는 것이다.
가족 죽에서 종종 조정자, 관리자로서의 자리를 맡는 여성의 혼돈은 가족의 혼돈으로 이어지곤 한다. 여성의 삶이 제자리를 찾도록 돕는 일이 결코 여성만의 일이 아닌, 우리 모두의 일이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삶이 혼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다양한 치료와 내면 성찰을 통해 균형을 찾아가는 방법 알기
자극적인 행동과 주의력 결핍, 충동적인 사건들로 점철된 ADHD 여성의 삶을 보다 평화롭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들이 있을까?
≪ADHD와 함께 살아가는 여성들≫에서는 약물 치료를 비록해 사회 참여, 상담, 스스로 수행할 수 있는 내면 성찰 등 여러 방법을 제시하며 각자에게 맞는 치료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ADHD 여성으로서 가질 수 있는 긍정적인 특질과 롤 모델을 소개하면서, 부정적인 자아상을 극복하고 ADHD 기질을 발전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알려준다.
어떤 ADHD 보유자는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한다. "ADHD는 하늘의 선택이에요." 그러니 우리는 이 선택을 우리 삶 속에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를 분명히 알아 두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ADHD는 여전히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하는 그 치료법이 현재 진행형으로 발전하고 있는 발달 장애 중 하나다. 여성의 ADHD는 특히 그러하다. 남성 ADHD에서 독립해 독자적인 연구가 이루어진 시간이 무척 짧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읽는 독자가 남성이든 여성이든 , 여성의 ADHD는 누군가의 삶 속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일 것이다. 우리 사회 속에 분명히 존재하는 이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우선 그들의 삶을 제대로 알고 이를 품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ADHD와 함께 살아가는 여성들≫은 이러한 환경의 초석을 다지기 위한 한 발짝을 뗄 수 있도록 돕는다. 언제 내 삶에 뛰어들어 나를 흔들어 놓을지 모를 이 혼돈 생성자들을 제대로 알기 위해 ≪ADHD와 함께 살아가는 여성들≫은 탁월한 선택이 되어 줄 것이다.
목차
들어가는 말 : 빨랫감이 산더미처럼 쌓인 오전, 스카이다이빙을 하고 싶은 오후
1. 집중력 부족, 과잉 행동, 충동적 성향 : ADHD란 무엇인가?
2. 눈에 덜 띄면 증상이 심각하지 않은 걸까? : 미성년 및 성인 여성의 ADHD가 간과되기 쉬운 이유
3. 미성년 및 성인 여성의 ADHD : 그들의 삶을 결정하는 특별함
4. 넘어지기, 일어서기, 정신 잃기 : 여성들이 겪는 ADHD
5. "난 대체 왜 이러지?" : 부정적 자아 개념이라는 두 번째 질병
6. ADHD는 단독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 부가적인 질병과 그에 따른 문제
7. 경주마와 유니콘 : ADHD 여성들이 가진 재능과 자원
8. ADHD인 여성들이 스스로를 구출하는 방법 : 문어의 여덟 다리
9. 여성들의 ADHD 치료
저 자
소 개
지은이
크리스티네 카를Christine Carl
어린이와 청소년, 성인을 대상으로 행동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정신요법의사이다. 현재 ADHD와 변증법적 행동 치료에 중점을 둔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이스메네 디트리히 Ismene Ditrich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교 부속 병원에서 정신요법 의사로 일하고 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와 ADHD 및 ADD, 정신요법 분야에서의 젠더 차이를 주로 연구하며 특히 성인의 자폐 스펙트럼 장애 상담에 집중하고 있다. 정신요법에 관한 팟캐스트 〈젊고 즐거움이 없는〉에도 참여 중이다.
크리스타 쾬트게스Christa Koentges
정신요법 의사이자 변증법적 행동 치료 의사이다.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교 부속 병원 정신 의학 및 정신요법 클리닉에서 경계선 성격 장애를 담당하고 있으며 ADHD 및
ADD, 정서 불안정에 중점을 둔 클리닉도 운영 중이다.
슈반트예 마티스Swantje Matthies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교 부속 병원 정신 의학 및 정신요법 클리닉 선임상담의이자
ADHD 및 ADD 특별 상담 책임자이다. 변증법적 행동 치료전문가로서 ADHD 및 ADD의 정신요법, 정서 불안정, 자아상 등의 분야에 관심을 두고 연구 중이다. 오랜 시간 현장에서 겪은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팟캐스트 〈젊고 즐거움이 없는〉에도 참여하고 있다.
옮긴이 강민경
대학에서 독어독문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 독일계 회사를 다니며 글밥 아카데미 출판번역 과정을 수료했다. 독일 어학연수 후 현재는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역사의 가치》, 《완벽한 읽기 기계》, 《두 번째 인류》, 《시간 제어》, 《자연은 협력한다》, 《하얀 토끼를 따라가라》, 《이해의 공부법》 등이 있다